"무조건 시스템화하라"는 최악의 첫 수인 이유

@vervekubo
일본어2026년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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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DR

본 글은 비효율성을 먼저 분석하고 제거하지 않은 채 시스템을 도입하면 투자 비용만 낭비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자동화 전에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단계로 ECRS(제거, 통합, 재배치, 단순화) 프레임워크를 소개합니다.

시작할 곳을 모르겠다면, 답은 하나뿐입니다. 무조건 시스템화하려 하지 마세요. 먼저 '무엇을 없앨 수 있을지'를 질문하세요.

이전에 시스템 개발 실패는 경영진의 지식 부족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논의를 바탕으로, 이번 글에서는 클라이언트가 실제로 취해야 할 첫 단계를 다룹니다.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일단 시스템화부터 하자"라고 선택하는 것은 가장 비싼 실수입니다. 순서를 잘못 잡으면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데 돈만 낭비하게 됩니다.

■ 오해: "시스템화 = 해결책"

클라이언트와 상담할 때 초기 요청은 거의 항상 동일합니다. "업무가 비효율적이니 시스템을 도입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경우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 이미 해결할 수 있었던 낭비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한 회사의 견적 처리 과정을 생각해 보세요. 영업 사원이 새 시스템에서 견적서를 작성하도록 했지만, 내부 승인은 여전히 종이 양식을 출력해 물리적으로 결재 라인을 돌리는 방식이었습니다. 승인 후 직원은 디지털 견적서의 금액을 종이 양식에 다시 수기로 입력해야 했습니다. '시스템화'되었음에도 전체 워크플로에 "시스템에서 작성 후 종이로 복사"라는 단계가 추가된 셈입니다. 근본 원인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에 "종이 결재 흐름 자체를 없앨 수는 없을까?"라고 아무도 묻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백만 엔을 투자했지만, 잘라내야 할 낭비를 자동화하느라 비용의 대부분이 사실상 헛되이 사라졌습니다.

■ 더하기 전에 잘라내기

업무 개선에는 오래된 원칙인 ECRS가 있습니다. Eliminate(제거: 없앨 수 있는가?), Combine(결합: 합칠 수 있는가?), Rearrange(재배치: 순서를 바꿀 수 있는가?), Simplify(간소화: 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가?). 이 네 가지를 충분히 검토한 후에야 Automate(자동화/시스템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많은 프로젝트 매니저가 이 순서를 건너뛰고 바로 '자동화'로 달려갑니다. 그 결과 제거했어야 할 업무, 결합할 수 있었던 이중 입력, 간소화할 수 있었던 결재 흐름이 소프트웨어에 그대로 박혀 버립니다. 결과는 쓸모없는 작업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는 시스템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스템화했다'는 만족감 때문에 그 밑바탕에 깔린 낭비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합니다.

이는 제가 앞서 말한 시스템 개발 실패는 무지가 아닌 구조의 문제라는 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ECRS 절차를 생략하는 것 자체가 그 결함 있는 구조의 일부입니다.

■ 의사결정을 위한 4가지 질문

시스템화를 고려하기 전에 다음 네 가지 질문을 순서대로 던져보세요.

  • 이 업무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가? (Eliminate)
  • 여러 업무나 부서 간 워크플로를 합칠 수 있는가? (Combine)
  • 순서나 담당자 변경만으로 개선할 수 있는가? (Rearrange)
  • 방법 자체를 간소화할 수 있는가? (Simplify)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남은 업무만이 시스템화의 후보가 됩니다. 반대로, 이 네 가지를 고려하지 않고 요구사항 정의 단계로 진입한다면 실패의 씨앗은 이미 뿌려진 것입니다.

■ 속도에 대한 욕구 다루기

"고민할 시간이 없다. 빨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ECRS 분석은 보통 며칠에서 몇 주면 충분합니다. 반면 서둘러 만든 시스템 때문에 나중에 요구사항 정의를 다시 해야 한다면 몇 달을 잃게 됩니다. 급하게 하려다 오히려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반론은 "우리 업무는 너무 복잡해서 외부 프레임워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ECRS는 깊은 업무 지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세부 사항을 아는 사람은 현장 직원들이며, ECRS는 단순히 "이건 없앨 수 있나요?", "이건 합칠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게 유도하는 질문의 나열일 뿐입니다. 전문적인 노하우 없이도 오늘 당장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내일 바로 할 수 있는 일

거대한 조직 개편은 필요 없습니다. 현재 '시스템화'하고 싶은 업무 하나를 골라 위 네 가지 질문에 답해 보세요. 대개 첫 번째 질문(Eliminate)에서 미처 생각지 못한 옵션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시작할 곳을 모르겠다"는 진짜 이유는 보통 시스템화 여부가 아니라, 시스템화 *전에* 무엇을 분석해야 할지 모른다는 데 있습니다. 올바른 순서를 따르면 의사결정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경영진이 가장 보편적으로 겪는 고통인 "직원의 퇴사" 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이직률 뒤에 숨겨진 조직 구조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관심이 있다면 이 링크를 통해 DM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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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70개 이상 기업, 총 1,200억 엔 이상. 시스템 개발 '실패'는 경영 지식 부족 탓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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