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들어가기 전에 금요일밤 무슨일이 있었나?
네이버 주가가 이달 중순에 1년 최저가를 찍었거든. 코스피가 1년 만에 두 배 넘게 오르는 동안 혼자 병신같이 지하실 파고 있었지
근데 지난 금요일 밤, 갓아메리카 에서 뉴스가 터졌어.
엔비디아랑 브룩필드가 네이버에 14조 6천억을 투자한다.
버려진 줄 알았던 회사에 세계에서 제일 잘나가는 회사가 돈다발을 들고 온 거야. 대통령까지 그 발표 자리에 있었고.
자 그럼 월요일에 풀매수 가야겠제??? Wait.. 오늘 글은 그 14조를 해부하는 글이다. 다 읽고 나면 니가 아는 14조랑 실제 14조가 좀 다르게 보일 거야.
- 일단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지난 금요일, 샌프란시스코 AI 행사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무대에서 직접 말했어.
엔비디아와 브룩필드가 네이버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게 됐다고.
100억 달러면 우리 돈으로 14조 6천억이야. 네이버 시가총액이 31조쯤 하거든. 회사 몸값의 절반 가까운 돈이 들어온다는 소리지.
뭐에 쓰는 돈이냐. AI 공장 짓는 데 쓴다. 세종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를 키워서 그래픽카드 10만 장짜리 AI 공장을 만드는 프로젝트야. 젠슨 황은 한술 더 떠서 엔비디아 연구원들을 캘리포니아에서 한국으로 이주시키겠다고까지 했고.
여기까지만 보면 개호재 맞다. 근데 헤드라인만 읽고 끝나면 그게 X-파일이냐?
- 근데 통장에 꽂힌 돈은 얼마게?
정답부터. 0원이다.
발표를 뜯어보면 구조가 이래. 엔비디아가 10억 달러를 낸다. 브룩필드가 최대 90억 달러를 낸다. 합쳐서 100억.
근데 각각 딱지가 붙어 있어.
브룩필드 90억 달러는 비구속적 합의서야. 말이 어렵지? 부동산으로 치면 가계약금도 안 걸고 이 집 살게요 말만 해놓은 상태다. 법적으로 언제든 없던 일로 할 수 있어.
엔비디아 10억 달러는 조건부고. 조건이 뭐냐면, 네이버가 별도로 90억 달러짜리 확정 자금을 구해와야 넣어준다는 거야..
어 근데 그 90억 달러가 어디서 나오겠냐. 브룩필드지? 근데 브룩필드 돈은 아직 말뿐이잖아?
니가 90 구해오면 내가 10 넣을게. 나는 90 낼 생각은 있어, 근데 약속은 아직 아니야.
이 두 문장이 맞물려서 14조 6천억이라는 헤드라인이 만들어진 거다이거야
그럼 이거 사기냐? 아니지. 그게 오늘 글의 두 번째 반전이거든.
상대를 봐야 해 엔비디아는 설명이 필요 없고, 브룩필드는 1500조를 굴리는 캐나다 큰손이야. 작년에 엔비디아, 쿠웨이트 국부펀드랑 손잡고 146조짜리 AI 인프라 펀드를 만든 곳이지. 이런 애들이 이름 걸고 숫자를 적는 건 동네에서 존버맨이랑 술자리에서 약속잡는거랑 무게가 달라.
거기다 발표 자리에 뭐가됬떤 대한민국 대통령이 있었잖아 이쯤 되면 파토하기가 더 어렵지.
정리하면 이렇다. 확정된 돈은 0원인데, 깨질 확률은 낮은 약속. 이게 지난 금요일의 현실이다 이해됬지?
- 잠깐, 근데 이 회사 주가는 왜 바닥이었는데?
여기서 이런 질문이 나와야지 그렇게 좋은 회사면 왜 1년 최저가를 찍고 있었냐고..대체 왜 갓갓갓이 신저가인건데?
네이버가 뭐로 먹고사는지부터 보자. 네이버는 갓물주라고보면돼 대한민국에서 제일 목 좋은 사거리 갓물주
하루에 수천만 명이 드나들거든. 뉴스 보러, 맛집 찾으러, 물건 사러. 돈은 두 가지로 벌겠지 광고 자리 파는 임대료, 그리고 건물 안에서 물건 팔리면 떼가는 뽀찌
근데 챗GPT,제미나이,클로드가 나왔잖아 좆된거지
국내에서 챗GPT 써본 사람이 이제 절반을 넘었어. 네이버 검색 점유율은 20년 넘게 60%대였는데 지금 40%대야. 구글한테 뒤집혔다는 조사까지 나오고
더 아픈 건 어떤 손님이 빠지느냐야. 날씨랑 연예인 근황은 아직 네이버로 와. 근데 여행 어디 갈까, 대출 뭐가 유리하냐 같은 건 AI한테 가거든 광고비 비싸게 내는 손님이 어느 쪽이겠냐? 돈 되는 손님부터 빠지는 거지.
거기다 올해 증시는 반도체 원맨쇼였잖아. 돈이 삼전 하이닉스로 다 빨려가고 인터넷주는 쳐다도 안 봤어
건물이 노후 되고 손님도 안 오고. 신저가엔 이유가 있었다 이거야
- 이해진은 지금 회사를 갈아엎는 중이다
자 여기서 오늘 글의 진짜 줄거리가 나온다.
니가 이해진 입장이라 생각해봐 27년 키운 검색이라는 본진이 AI한테 먹히고 있어 가만히 있으면 야후 꼴 나는 거지. 본진을 지킬 수 없으면 뭘 해야 하냐? 회사의 정체를 바꿔야지.
최근 1년 동안 벌인 일을 시간순으로 깔면 그림이 보여.
작년 11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자회사로 들이는 20조짜리 거래를 발표했어 두나무가 1년에 영업이익을 1조 넘게 버는 현금 기계거든. 업비트알지? ㅇㅇ설거지거래소 한국코인개미들의 무덤 개쓰레기같은 거래소지 하여간에 네이버 전체가 2조 좀 넘게 버는데 저 알짜를 자회사로 들이다는겨
올해 4월, 20년 넘게 쓰던 연관검색어를 없앴다. 6월엔 검색창에 AI 탭을 정식으로 박았고 검색 화면을 갈아엎겠다는 선언이지 실제로 요즘 들어가면 뭐 서치했을때 AI가 먼저 화면에 노출되잖아
같은 6월, 갓슨 황 행님이 성남 사옥까지 직접 찾아와서 AI 공장 같이 짓자고 발표했고.
그리고 지난주, 이해진이 캐나다 브룩필드 본사로 날아갔다가 미국으로 넘어가서 14조 발표를 띄운 거야. 존나멋있긴하다잉 그치?
이게 뭐냐? 검색 포털 간판을 내리고 AI 인프라 회사로 업종 변경하는 중인 거다. 건물주 비유로 하면, 손님 줄어드는 상가 옆에다 발전소를 짓기 시작한 거지. 그것도 남의 돈 끌어와서
방향은 멋있어. 근데 주주라면 여기서부터 계산기를 두드려야 봐야겠제? 결국 돈얼마버냐? 얼마나벌수있냐? 이게 제일 중요한거잖니
- 여기서 열에 아홉이 속는다
두나무 거래에 깨알 조항이 하나 있거든? 오늘 글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거래가 끝나면 네이버가 가진 네이버파이낸셜, 그러니까 두나무 품는 회사 지분이 70%에서 17%로 떨어져
오타 아니다. 70이 17 되는 거야. 두나무 주주들 줄 새 주식을 15조원어치 찍어내니까 원래 주인 몫이 짓눌리는 거지. 최대주주 자리도 두나무 송치형 회장한테 넘어간대 투표권만 빌려서 경영은 네이버가 계속하고.
자, 그럼 오늘 딱 한 줄만 외워라. 그냥 뇌리에 각인을 시켜 "순 이 익"
영업이익은 회사 거고, 순이익이 주주 거다.
무슨 말이냐? 자회사 실적을 합쳐서 발표할 땐 지분이 17%든 70%든 매출이랑 영업이익을 100% 다 끌어다 더해. 그래서 내년엔 네이버 영업이익 3조 돌파 같은 헤드라인이 뜰 거야. 화려하지 막 3조에 심장이벌렁거리고 마우스는 매수버튼 위에있고 머리는 모르겠으나 가슴은 풀매수를 외치는 그런 상황이 나올거다이거야
근데 맨 마지막 순이익 계산할 땐 내 지분 아닌 몫을 도로 떼어내 남의 몫이라고 남의몫 두나무가 버는 1조는 뉴스에 100% 찍히는데, 네이버 주주 지갑에 오는 건 17%라는 거야.
안 와닿지? 이미 벌어진 걸로 보자. 올해 1분기에 네이버 영업이익이 5천 4백억이었는데 순이익은 2천 9백억이었어. 번 돈의 절반만 남았지. AI 하느라 산 그래픽카드 값이 비용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세금 떼고, 남의 몫 떼고 두나무 들어오면 이 차이는 더 벌어질 거고
그러니까 앞으로 네이버 뉴스 뜨면 큰 글씨 말고 밑에 작은 글씨를 봐라. 주가 계산은 순이익으로 하는 거지 영업이익으로 하는 게 아니거든.
14조 뉴스도 똑같아. 그 돈은 AI 공장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돈이지 네이버 주주 통장에 꽂히는 돈이 아니야. 공장이 완성되고, 손님을 받고, 이익이 나고, 그 이익에서 네이버 몫이 정해지고 나서야 니 주식이랑 상관있는 돈이 되는 거다. 그게 빨라야 내년 말이야 내년 연말
- 그럼 최악은 뭐냐..
깨질 수 있는 지점 세 개만 보자.
하나. 두나무 거래가 엎어지는 거 이거 벌써 두 번 밀렸어. 원래 6월에 끝날 게 12월 말로 갔지. 공정위 심사가 안 끝났고, 국회에선 코인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자는 법 얘기까지 나오거든. 법에 박히면 거래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해.
둘. 브룩필드가 도장을 안 찍는 거. 아까 말했지? 90억 달러는 아직 말뿐이라고. 가계약이 본계약 되기 전까진 아무것도 확정이 아니야. 여기서 틀어지면 엔비디아 돈도 같이 날아가는 구조고.
셋. 그 사이 본진이 계속 무너지는 거. AI 공장이 돈 벌어오려면 1년 반은 걸려. 근데 검색 점유율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빠지고 있잖아. 새 사업이 익기 전에 본업이 먼저 식는 것. 업종 변경하는 회사들이 제일 많이 죽는 지점이 여기다.
- 존버맨 이새끼야 그래서 사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 존나 헷갈리게 하노
지금 네이버는 재개발 발표 난 낡은 건물이라 생각하면 쉬울거야
건물이 낡아가는 건 맞아 손님 빠지고 있고 근데 재개발 조감도가 나왔고, 시공사가 엔비디아고, 돈 대겠다는 큰손이 줄 섰고, 대통령이 박수까지 쳤다는겨
재개발 발표 나면 어떻게 되냐? 다들 알잖아 일단 값은 뛰어. 기대감이니까. 근데 그다음이 문제거든. 착공 들어가나, 분담금 폭탄 안 나오나, 조합이 사고 안 치나 시공사가 순살이냐 아니냐 여기서 갈리는 거야 이해되지?
그러니까 차트 말고 날짜 세개만 봐.
이달 말 2분기 실적. 영업이익 말고 순이익 봐라.
11월 두나무 주주총회.
12월 말 두나무 거래 마감일. 여기서 또 밀리면 지연이 아니라 경고다경고 빠그라질수있따는거임
브룩필드 본계약은 날짜가 없으니까 뉴스 뜨는 순간이 이벤트고
마지막으로 결론. 내가 틀렸다면 어디서 틀렸을까?
확정 0원을 너무 빡세게 잡은 걸 수도 있어. 대통령 앞에서 발표한 딜은 사실상 나라가 보증인이 된 거라, 종이 약속이라도 깨지기 어렵거든 시장이 월요일부터 이걸 확정처럼 반영해버리면, 구조 따지고 앉아있던 나만 낙동강 오리알 되는거지
반대로 니가 헤드라인만 보고 들어갔다가 브룩필드 뉴스 한 줄에 출렁이는 것도 똑같이 위험하고 헷갈리제? 어쩔수없다.
이 빅딜에 배팅하는건 느그들 맘이다. 단 손절잡고, 배팅로직 지키면서 항상 강조하는거알지?
P.S 신저가에서 이미 10~15% 튄 상태
이게 왜 문제냐.. 이해진이 브룩필드 본사 갔다는 보도가 지난주 월요일에 나왔거든? 소문에 이미 산 놈들이 있다는 거지. 월요일에 내 글 보고 들어가는 놈은 신저가에 줍는 게 아니라 이미 오른 주가에서 받는다는거야. 판단잘해라. 뉴스에 사냐 파냐? 난 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