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N줄 요약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 89조 4천억원을 찍었다. 엔비디아보다 많이 벌었다. 미친거지 지구상 민간기업 중에서 석 달 동안 제일 많이 번 회사다.
그런데 그 발표가 나온 7월 7일, 주가는 7% 빠졌다. 럭키 777인데 왜 이럴까..
장중엔 9%까지 밀렸다.
역대 최고 실적 발표한 날 주가가 9% 빠진다. 이게 말이 되냐? 된다. 그리고 이 한 문장을 이해하는 게 오늘 글의 전부다
근데 니들 삼성전자가 HBM 원툴인줄 아는건 아니지?
- 89조가 도대체 얼마나 큰 돈이냐
조 단위 숫자 나오면 감이 안 온다. 그러니까 나눠보자.
89조 4천억을 90일로 나누면 하루 약 1조원이다. 하루에 1조. 다시 초 단위로 쪼개면 1초에 약 1150만원이다.
니가 이 글 한 문단 읽는 20초 동안 삼성은 2억 3천만원을 벌었다. 지금도 벌고 있다.
더 미친 건 이거다. 삼성전자 최근 3년 영업이익
2023년 6조 6천억
2024년 32조 7천억
2025년 43조 6천억
3년 다 합쳐서 82조 8천억이다. 그런데 2026년 2분기 석 달에 89조 4천억을 벌었다. 3년치보다 6조를 더 벌었다.
특히 2023년 봐라. 1년 내내 6조 6천억 벌었다. 지금은 그걸 일주일이면 번다.
한 가지 더. 저 89조에는 직원들 특별성과급으로 떼어놓은 19조에서 20조가 이미 빠져 있다. 그거 안 뺐으면 100조가 넘는다. 석 달에 100조.
- 근데 왜 실적 발표한 날 주가가 빠졌냐
여기서부터가 진짜다. 하수가 절대 이해 못 하는 지점이고, 이거 모르면 삼성전자 사면 안 된다.
이유를 알려면 메모리 반도체가 어떤 판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지난번에 학습했떤 황금배추밭 얘기 짧게 한다.
배추값이 폭등하면 배추 농사꾼들이 대박 난다. 그걸 본 사람들이 다들 배추를 심는다. 몇 년 뒤 배추가 넘쳐나서 값이 폭락하고 다 같이 망한다. 망한 농부들이 배추를 안 심으니까 몇 년 뒤 또 부족해져서 값이 폭등한다. 무한 반복.
메모리 반도체가 딱 이거다. 이걸 지난시간에 배운 말을써보자.
시클리컬이라고 한다. SK하이닉스 아티클에서봤지? 기억 못하는 금붕어없제?
여튼 그냥 롤러코스터 산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 D램 값이 얼마나 올랐냐면, 올해 1분기에 직전 분기보다 90에서 95% 올랐고, 2분기에 또 58에서 63% 올랐다. 두 개 곱하면 반년 만에 3배다. 컴퓨터 램값 미쳤다는 얘기 들어봤제. 그게 이거다. 이제 게이밍 맞추려면 500만원이 미니멈이란다. 씨팔 미친 세상
자 이제 핵심.
주식시장은 지금 얼마 버는지를 안 본다. 앞으로 더 벌지를 확인하지.
3분기 D램 가격 상승률 전망이 13%에서 18%다. 90%에서 58%로, 다시 13%로 내려왔다.
여기서 헷갈리면 안 된다. 가격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아직도 오르고 있다. 오르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
자동차로 치면 이렇다. 시속 90km로 가속하다가, 58km로, 다시 13km로 가속이 줄어드는 중이다. 차는 여전히 빨라지고 있다. 근데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안다. 이러다 곧 브레이크 밟겠구나.
주식은 그 브레이크를 6개월에서 1년 먼저 밟는다. 그래서 실적 사상 최대인데 주가가 빠진다.
실제로 2018년에 똑같은 일이 있었다. 삼성이랑 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계속 갈아치우는데, 주가는 5개월 먼저 꺾여서 40% 빠졌다. 뉴스에선 축포 쏘는데 주식창은 장례식이었다.
- 삼성은 황금배추밭인데, 김치공장도 같이 한다
여기가 삼성이 SK하이닉스랑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다. 이거 하나만 알아도 오늘 글값 한다.
SK하이닉스는 배추만 판다. 그게 전부다. 그래서 배추값 오르면 그냥 좋다. 끝.
삼성전자는 배추도 팔고, 그 배추로 김치까지 담가서 판다.
무슨 소리냐면 삼성전자는 회사가 두 덩어리
반도체를 만드는 쪽(DS 부문). 이게 배추밭이다.
갤럭시 폰, TV, 냉장고를 만드는 쪽(DX 부문). 이게 김치공장이다.
황금배추값이 폭등하면 배추밭은 돈방석에 앉는다. 그런데 같은 회사 김치공장은? 원가 폭탄을 맞는다.
갤럭시 폰에 메모리 안 들어가냐? 들어간다. TV에도 들어가고 냉장고에도 들어간다. 삼성이 자기가 올린 반도체 가격을 자기 폰 공장이 사서 쓰는 거다.
이건 내 추측이 아니라 삼성전자 공시 원문에 그대로 적혀 있다. 폰이랑 가전 부문이 "원가 부담 가중", "원가 상승으로 실적 개선폭 제한적"이라고.
즉 삼성전자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기 발등을 자기가 찍고 있는 반도체 회사다.
그래서 이런 결론이 나온다.
올라갈 때는 하이닉스가 더 세게 오른다. 순수 배추밭이니까.
내려갈 때는 삼성이 덜 처박힌다. 배추값 떨어지면 김치공장은 웃으니까.
어느 쪽이 좋냐고? 니가 지금 롤러코스터 어디쯤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정반대 답이 나오겠지.
- 삼성이 반도체 1등인 줄 알았지? 반만 맞다
여기서 하수들이 대부분이 착각한다.
전체 D램 시장에서는 삼성이 1등 맞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 38%, SK하이닉스 29%, 마이크론 22%다.
그런데 요즘 제일 비싸고 제일 돈 되는 물건이 HBM이라는 거다.
HBM이 뭐냐. 어렵게 설명하는 사람들 많은데 그냥 이렇게 생각해라. 일반 메모리가 단독주택이면, HBM은 그걸 층층이 쌓아 올린 고층 아파트다. 같은 땅에 훨씬 많이 넣으니까 훨씬 빠르고 훨씬 비싸다. AI 계산할 때 이게 필요하다.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 들어가는 게 이거다. 이제 어렵지않지?
그래 이제 그 HBM 시장 점유율을 보자.
SK하이닉스 58%
삼성전자 21%
마이크론 21%
삼성이 3분의 1 토막이다. 제일 노른자인 시장에서 하이닉스한테 처발리고 있다. 지난 2년간 하이닉스 주가는 날아가는데 삼성만 기어다닌 이유가 정확히 이거다.
그런데 지금 판이 뒤집히는 중이다.
삼성이 올해 2월 12일에 차세대 HBM인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서 내보냈다. 하이닉스보다 먼저다.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억 달러를 넘겼고, 이 속도면 연말에 100억 달러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신제품 첫해 매출로는 전례가 없다.
성능도 삼성이 앞선다. 속도가 13Gbps 나오는데, 하이닉스랑 마이크론은 공식적으로 11.7Gbps라고 한다. 엔비디아가 요구한 게 10에서 11이니까 삼성은 요구치를 넘는 물건을 뽑고 있는 거다. 사실 뭐 이런 수치가 중요하겠나 그냥 읽고넘겨라.
여기서 니들이 봐야 할 건 이거다. 삼성이 HBM에서 이기냐 지냐가 아니라, 지금 주가에 뭐가 반영돼 있냐이걸 봐야한다 이거야.
삼성 주가는 오랫동안 "HBM 만년 2등"이라는 딱지를 달고 할인당해 왔다. 그 딱지가 떨어지면, 실적이 좋아지는 것보다 주가가 먼저 튄다. 시장이 매기는 값어치 자체가 바뀌기 때문이다.
- 하이닉스한테 없는 카드가 하나 더 있다
파운드리
파운드리가 뭐냐? 남의 칩을 대신 만들어주는 공장이다. 애플이나 테슬라가 "우리 칩 설계했는데 좀 만들어줘" 하면 만들어주는 거다. 옷으로 치면 OEM 공장이다.
이 시장은 대만 TSMC가 71%로 씹어먹고 있다. 삼성은 6.8%다. 그냥 안 되는 사업이었다. 2022년부터 4년 내리 조 단위 적자를 냈다. 작년 한 해만 7조원 규모로 적자 낸 걸로 추정된다.
그런데 올해 그림이 바뀌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에 쓸 AI 칩을 삼성한테 맡겼다. 텍사스에 54조원 때려박고 지은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엔비디아 젠슨 황이 올해 3월 행사에서 "이거 삼성이 만든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최신 2나노 공정 수주가 작년 대비 130% 늘 거라고 회사가 자체 전망한다.
그래서 업계에서 나오는 얘기가, 빠르면 올해 3분기에 파운드리가 흑자로 돌아선다는 거다. 4년 만이다.
이게 왜 중요하냐. 두 가지다.
첫쨰, 매년 7조씩 까먹던 구멍이 막히면 그것만으로 이익이 7조 늘어난다. 아무것도 더 안 팔고 그냥 안 까먹기만 해도.
둘째, 이게 진짜 중요한 건데, 메모리는 롤러코스터지만 파운드리는 덜 그렇다. 삼성이 파운드리에서 자리를 잡으면 "롤러코스터 회사"라는 꼬리표 자체가 떨어진다. 그러면 시장이 매기는 값어치가 올라간다. TSMC가 왜 비싸게 평가받겠냐. 안 흔들려서 그렇다.
다만 아직은 "전망"이다. 흑자 난 게 아니라 날 것 같다는 거다.
- 여기서 하수 열에 아홉이 속는다
이제 니가 네이버 금융 켜서 삼성전자 PER 볼 차례다.
PER부터 짚고 가자. 이거 그냥 "지금 주가로 사면 몇 년 벌어야 본전이냐"는 숫자다. PER 10배면 10년 치 이익을 주고 사는 거잖아? 낮을수록 싸다고들 한다.
6월 중순 기준 삼성전자 PER이 24.8배로 찍혔고 삼성전자 5년 평균이 13.6배다.
"어? 평균의 두 배네? 개비싸.. 못 사겠다."
이렇게 생각했으면 너는 함정에 정확히 처박힌 거다.
저 24.8배는 작년 이익으로 계산한 숫자다. 작년에 43조 벌었으니까 그 기준이다. 그런데 올해는 350조에서 380조를 번다는 게 증권사 전망이다. 8배 넘게 번다.
이익이 8배로 커지면? PER은 8분의 1로 쪼그라든다. 24.8배가 한 자릿수로 내려앉는다는 소리
"오 그럼 개싸네, 풀매수."
아니? 진짜 함정은 여기서부터다. 오늘 딱 이 한 줄만 기억해라.
롤러코스터 주식은 PER이 제일 낮을 때가 제일 위험하다.
왜냐고? 생각해봐라. PER이 왜 낮아지냐. 이익이 사상 최대라서 낮아진다. 이익이 사상 최대라는 건 꼭대기 근처라는 뜻이다. 그 다음에 오는 건? 이익 감소다. 그럼 PER은 다시 올라가고 주가는 그걸 미리 알고 먼저 빠진다.
반대로 PER이 100배씩 나오거나 아예 적자라서 계산도 안 되는 시점은 언제냐. 실적 바닥일 때다. 그게 바닥이다.
그래서 롤러코스터 주식은 이렇게 읽는다.
PER 높을 때 사고, PER 낮을 때 판다.
일반 주식이랑 정반대다. 이거 모르고 "삼성전자 PER 5배래, 완전 저평가네" 하면서 들어가면 정확히 상투를 잡는다. 무섭지?
- 주가는 지금 어디쯤이냐
7월 23일 종가 26만 8천원이다.
1년 전 최저가가 6만원대 초반이었다. 1년 만에 4배 넘게 올랐다. 그러다 6월 중순 장중에 37만 4천 5백원으로 최고가를 찍었고, 한 달 만에 30% 가까이 빠져서 지금 자리
정리하면 이렇다. 1년 동안 4배 오르고, 한 달 동안 30% 빠졌다.
이게 삼성전자다. "국민주라 안전하다"고 생각했으면 지금 생각을 고쳐라. 이건 예금이 아니라 지구상에서 제일 크게 흔들리는 카지노 대형주 중 하나다.
- 그럼 뭐가 위험한데?
세 개만 짚는다.
리스크 하나. 중국이 쫓아온다.
CXMT라는 중국 회사가 요즘많이들어봤지? ㅇㅇ 창신메모리 맞다. 얘네 D램 점유율이 작년 1분기 3%에서 올해 1분기 8%로 뛰었다. 1년 만에 거의 3배다. 지금 상하이 증시에 상장해서 6조 5천억원을 조달하려 하고 있다.
HBM은 아직 못 만든다. 노광장비를 못 사서 3년 이상 격차라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일반 메모리다. 30% 싼 가격으로 밀고 들어온다.
여기서 아까 황금배추밭 김치공장 얘기가 또 나온다. 삼성은 일반 메모리 비중이 높고, 하이닉스는 HBM 비중이 높다. 즉 중국의 물량 공세는 삼성이 더 아프게 맞는다.
리스크 둘. 번 돈을 주주가 다 못 먹는다.
올해 5월에 삼성 노조가 총파업 직전까지 갔다. 요구가 뭐였냐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거였다. 영업이익 300조면 45조를 달라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합의됐고, 2분기에 19조에서 20조가 성과급으로 빠졌다. 반도체 부문 직원은 최대 6억원까지 받는다.
참고로 대만 TSMC가 제도로 정해둔 성과급 기준이 영업이익의 최소 1%다. 삼성은 15% 요구가 나왔다.. 대한민국 노조 참 대단하다 대단해.
그리고 이게 안 끝났다. 주주단체가 "세금도 안 뗀 이익을 미리 성과급으로 약속한 건 위법"이라며 소송을 예고했다.
주주 입장에서 팩트만 보면 이렇다. 회사가 역대급으로 버는데 그 돈이 주주 아닌 곳으로 상당히 빠진다.
리스크 셋. 배당이 짜다.
삼성전자가 정해둔 배당이 연간 9조 8천억원이다. 이게 몇 년째 그대로다. 지금 주가 26만 8천원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0.6% 정도다. 은행 예금보다 못하다.
이익은 8배로 늘었는데 배당은 그대로라는 것
다만 희망은 있다. 이 배당 정책이 올해 말에 만기다. 4분기에 새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특별배당 얘기도 나온다. 게다가 SK하이닉스가 4분기에 초대형 주주환원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와서, 삼성이 여기서 쫄면 돈이 하이닉스로 간다.
- 그래서 사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
셋 중에 골라라. 정답은 없다.
첫째, 아직 전반전이다.
증권사들은 내년이 올해보다 더 좋다고 본다. 공장 새로 지어도 2028년은 돼야 물건이 나오는데 AI 수요는 계속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파운드리 흑자 전환하고 HBM 점유율 회복하면 삼성은 "롤러코스터 회사"에서 "AI 인프라 회사"로 신분 상승한다. 증권사 36곳 중 매도 의견이 0곳이다.
둘째, 실적은 좋은데 주가는 먼저 꺾인다.
2018년 재방송이다. 실적은 계속 최고를 찍는데 가격 상승 속도가 느려지는 게 확인되는 순간 주가가 먼저 돈다. D램 가격 상승률이 90%에서 13%로 내려온 건 이미 팩트다. 이 시나리오면 지금 26만원은 바닥이 아니라 내려가는 중턱이다.
셋째, 2028년에 절벽이 온다.
중국이 물량을 쏟아붓고, 지금 짓는 공장들이 2028년에 한꺼번에 돌아가고, AI 투자가 한 번이라도 삐끗한다. 그럼 배추밭에 황금배추가 넘쳐난다. 2023년에 삼성 반도체가 15조 적자 냈던 게 불과 3년 전이라는 걸 기억해라
- 당장 뭘 보면 되냐
7월 30일 오전 10시.
이날 삼성전자가 2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지금까지 나온 89조는 대략 숫자만 던진 거고, 이날 부문별로 쪼갠 숫자가 처음 나온다.
볼 건 딱 세 개
파운드리 적자가 얼마나 줄었나. 흑자 전환이 진짜인지 확인.
HBM 얘기를 경영진이 어떤 톤으로 하나.
하반기 가격 전망을 자신 있게 말하나, 조심스럽게 말하나.
숫자보다 말투를 봐라. 89조는 이미 다 아는 과거다. 시장은 아는 걸 안 산다.
마지막 결론
3년치를 석 달에 버는 회사를 보고도 안 사면 바보 같고, 사자니 이미 4배 올랐고 고점에선 30% 빠졌다.
원래 롤러코스터 꼭대기 근처는 다 이렇게 생겼다. 그게 꼭대기인지 아직 중턱인지는 지나고 나서야 안다. 지금 확신에 차서 말하는 사람은 강세든 약세든 다 뻥이다.
이건 공시랑 뉴스 긁어서 정리한 존버맨 뇌피셜이고 매수 권유 아니다. 니 계좌는 니가 지켜라.
P.S 램혁수들은 두번 읽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