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절대 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업무를 구성하는 것이 효율성 면에서 딱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모든 이해관계자가 텍스트를 잘 읽고, 이메일이나 공유 문서로 전달된 자료를 실제로 읽어주는 조직이어야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도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읽기 쉬운 문장을 쓰고, 핵심 내용이 눈에 띄는 위치에 오도록 배치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죠. 하지만 그렇게만 하면 사람들은 읽습니다. 이런 조직이라면 회의의 약 90% 는 없앨 수 있다고 봅니다. 왜 그런지 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회의 없는 세상이 좋은 이유
첫째, 업무가 비동기로 진행되므로 시간적 제약이 전혀 없습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있어야 한다'는 규칙은 정말 번거롭습니다. 이것만 없애도 세상이 달라집니다.
둘째, 이해 속도를 생각해 보세요.
회의에서는 보통 구두로 자료를 설명합니다. 말하는 사람이 글을 읽는 것보다 더 빠르게 설명할 정도로 탁월하지 않은 이상, 듣는 사람은 각자 조용히 읽을 때 훨씬 더 잘 이해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슬라이드에 적힌 내용을 그냥 소리 내어 읽기만 하죠. 어떤 책에서는 발표 자료에 없는 말을 하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냥 다 적어두세요.
따라서 발표자가 천재가 아닌 이상, 묵독이 더 빠릅니다.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말하기는 분당 약 300 자입니다. 읽기는 분당 약 400 자이며, 이미 아는 부분은 훑어 넘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읽기가 압도적으로 빠릅니다.
이해도 측면에서도 회의에서 듣는 것보다 문서를 읽는 것이 낫습니다. 이건 확실합니다.
"회의에서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온다"는 거짓말
흔한 반론은 "그래도 회의에서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이번 주에 했던 회의들을 떠올려 보세요. "좋은 아이디어였어" 혹은 "회의가 생산적이고 재미있었어"라고 느낀 적이 몇 번이나 됩니까? 제 경우는 드뭅니다. 한 달에 두세 번 정도일까요. 진정으로 놀라운 발견은 한 달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합니다.
게다가 AI 시대에는 AI 와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예상치 못한 관점까지 커버됩니다. 그래서 사내 회의에서 나오는 '기적 같은 순간'은 더욱 드물어졌습니다.
외부 사람과 이야기하면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지만, 늘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는 "아하!" 하는 순간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활발한 논의를 위해 회의가 필요하다"는 식의 주장은 불필요합니다. 이메일, Slack, 문서가 훨씬 빠릅니다.
회의 대신 필요한 것들
회의 없이 일하려면 세 가지 역량이 필수적입니다.
1. 문제 해결 로직을 구조화하는 능력
복잡하게 들리지만 간단합니다.
- 목적: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인가?
- 배경: 왜 이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가?
이 두 가지를 명확히 한 다음, 3 가지 옵션(A, B, C)을 나열합니다.
그리고 5 가지 판단 기준을 정합니다.
- 효과성
- 비용
- 속도
- 실행 가능성
- 리스크/부작용
규모가 크지 않은 프로젝트라면, 각 옵션에 대해 "좋음/나쁨/보통"으로 의견을 맞추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그런 다음 이렇게 물어보세요. "이 기준에 따라 A 안을 추천합니다. 계획은 이렇습니다... 괜찮을까요?"

괜찮다면 진행하고, 아니라면 피드백을 받으면 됩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2. 명확하고 간결하게 글쓰는 능력
이건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글쓰기에 관한 책 한 권을 읽으세요(Amazon 에서 평점 높은 것 아무거나). 그리고 한 달간 선배에게 내 이메일이나 문서에 빨간 펜으로 첨삭을 부탁하세요. 필요하다면 고개도 깊이 숙이세요.
도와줄 선배가 없다면 AI 를 활용하세요. "내 글의 가독성을 평가해 줘"라고 요청하면 됩니다. 글쓰기 가이드 요약본을 입력하고 구체적인 개선점을 물어보세요.
한 달만 이렇게 하면 누구든 실력이 늡니다. 목표는 단순히 "모두가 이해하기 쉽게 쓰는 것"입니다.
3. 폐쇄형 질문을 하는 능력
이렇게 물어보세요. "이 방향으로 진행하고 싶습니다. 예스인가요 노인가요? 노라면 대안을 제시해 주세요."
대안을 내놓기 어렵다면 "최소한의 우려 사항이나 힌트"를 요청하세요. 항상 예/아니오로 답할 수 있게 질문을 구성해야 합니다.
이 단계들을 거치면 업무가 빠르게 굴러갑니다.
조직에 이 문화를 퍼뜨리는 법
이를 확장하기 위해 저는 스스로를 '회의 혐오자'로 강하게 브랜딩합니다.
회의 초대가 오면 "이게 정말 필요한가요?"라고 묻습니다. 직급이 높은 참석자가 있더라도, 회의 전에 제 견해를 담은 문서를 먼저 보냅니다. 회의 중에는 다음부터 채팅 기반 워크플로우로 전환하자고 제안합니다. 상사에게조차 시간을 줄이자고(예: 1 시간 대신 30 분) 밀어붙입니다.
이렇게 꾸준히 하다 보면 사람들이 "저 사람은 회의를 피하는 스타일이구나" 하고 받아들입니다. 흥미롭게도 제 방식이 불편하다고 불평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효율적이기 때문이고, 결국 다른 사람들도 그 편이 더 쉽다는 걸 깨닫게 되거든요.
회의를 피할 수 없을 때
회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묵독으로 시작하세요.
주최자로서 저는 참석자들에게 3 분간 자료를 조용히 읽을 시간을 줍니다. 그런 다음 "질문 있으신가요?"라고 묻습니다. 이렇게 하면 회의가 금방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15~30 분).
인사 평가 때도 이 방식을 씁니다. 목표와 현황 업데이트를 미리 제출합니다. 함께 읽고 기대치를 맞춘 뒤, 부족한 부분을 10~15 분간 논의하고 가벼운 대화로 마무리합니다.
요약
회의를 할 수 없다고 가정해 보세요. 어떻게 일하시겠습니까?
이렇게 생각하면 모든 것이 효율적으로 변합니다.
필요한 것은 로직 구조화, 명확한 글쓰기, 폐쇄형 질문입니다. 이를 퍼뜨리려면 자신을 끈질기게 반(反)회의주의자로 브랜딩하세요. 그러면 회의 횟수를 최적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